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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허삼관 매혈기
Description
책소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위대한 작가 위화
등단 40주년 기념 『인생』 『허삼관 매혈기』 개정판 출간!

현대 고전의 반열에 오른
‘삶’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유효한 이야기


전 세계적으로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위화의 등단 40주년을 맞아 대표작 『인생』, 『허삼관 매혈기』 개정판이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2007년 3판 출간 이후 무려 16년 만의 개정이다.
1996년 국내 첫 출간 이후 지난 30여 년간 여러 세대를 통과하면서도 줄곧 큰 사랑을 받아온 두 작품을 새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내부적으로는 번역가 최용만과 백원담이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여 문장을 다시 세밀히 손보았으며, 외부적으로는 전통적 디자인에서 탈피해 모던한 디자인으로서 고전의 면모를 강조하였다.

위화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 루쉰문학상을 수상한 옌렌커와 함께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는 굴곡진 역경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휴머니즘을 감동적으로 담아내온 위화의 필치가 가장 잘 담겨 있는 대표작이다.
2000년대 국내에서 가히 ‘위화 열풍’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45개국 이상에 번역되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다.
삶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유효한 이야기의 품격을 이제 두 눈으로 확인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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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아들아, 네 뼈대는 좀 쓸 만하냐?”
“튼튼하죠.
그런데 할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아니고…….”
할아버지는 허삼관의 말을 가로막고 계속해서 물었다.
“아들아, 너도 피 팔러 자주 가느냐?”
허삼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전 피를 판 적이 없는데요.”
“피도 안 팔아봤으면서 무슨 뼈대가 튼튼하다는 소릴 하느냐? 나를 속이려 드는구나.”
“할아버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전 무슨 말씀이신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요.
혹시 노망드신 거 아녜요?”
--- p.20

허삼관이 그 깨진 거울을 손에 들고 먼저 자기 눈을 보고 다시 일락이의 눈을 보니, 그 눈이 그 눈이었다.
다시 자기 코를 비춰 보고 일락이의 코를 보니, 역시 그 코가 그 코였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다.
‘모두 일락이가 날 안 닮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닮은 구석이 있구만.’
일락이가 멍하니 자기를 바라보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아버지를 보다가 저를 보고…… 도대체 뭘 보시는 거예요?”
“네가 나를 닮았는지 안 닮았는지 보는 거야.”
--- p.59

“어이, 찻잔 일곱 개 준비하고, 물 한 주전자만 끓이라고.
통 속에 찻잎이 아직 남아 있나? 손님이 일곱 분이나 오셨다구…….”
허옥란은 속으로 무슨 손님이 그리 많이 왔나 하고 생각하며 나왔다가, 방씨 일행을 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허삼관에게 말했다.
“집을 들어내려고 온 사람들이잖아요.”
“집을 들어내러 온 사람은 손님이 아닌가? 빨리 가서 물부터 준비해.”
방씨 일행이 문 앞에 짐수레를 세워놓고 허삼관에게 말했다.
“나도 방법이 없네.
20여 년이나 서로 험한 꼴 안 보이고 지낸 사인데…….
나도 방법이 없어.
내 아들이 병원에서 돈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오.
돈이 없으면 약을 주지 않겠다니…….
내 아들 머리가 일락이한테 박살 난 이후로 내가 당신 집에 와서 행패 부린 일 있소? 없을 거요.
병원에서 마냥 당신이 돈 주기를 기다린 지 벌써 2주일이 지났소…….”
허옥란은 문간의 한가운데에 양팔을 벌리고 앉아 들어오려는 이들을 막았다.
“제발 이러지 마세요.
제 물건들을 가져가지 마세요.
이 집은 제 생명과 같다구요.”
--- p.106

“애들 줘.”
“그럴 순 없어요.
이건 당신을 위해서 끓인 거라구요.”
“누가 마시면 어때.
똥으로 변하기는 마찬가진데.
애들 똥이나 더 싸게 하라구.
애들 마시게 해.”
허삼관은 세 아들이 그릇을 받쳐 들고 설탕이 든 옥수수죽을 꿀떡꿀떡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너희들 다 마시고 나서 모두 나한테 절을 해라.
내 생일 선물로 치게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좀 낯 뜨거운 생각이 들어 둘러대듯 한마디 덧붙였다.
“이 고생이 언제쯤 끝이 나려나.
자식들이 불쌍하게 단맛도 잃어버리고, 단것을 먹고도 설탕인지 뭔지도 모르니 말이야.”
--- p.166

“배고프고 졸려요.
뭘 좀 먹고 자고 싶어요.
절 친자식으로 여기지는 않아도 하소용보다는 아껴주실 것 같아서 돌아온 거예요.”
이렇게 말하며 일락이는 벽을 짚고 일어나 다시 서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너 거기 안 서! 이 쪼그만 자식이 정말 가려구 그러나…….”
걸음을 멈춘 일락이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온몸이 들썩거릴 정도로 울었다.
그 모습을 본 허삼관이 일락이 앞에 쪼그려 앉아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업혀라.”
허삼관은 일락이를 업고 동쪽을 향해 걸어갔다.
골목을 지나 큰길로 접어들었는데, 그 길은 바로 성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 옆으로 난 길이었다.
걸어가는 중에도 허삼관의 입은 일락이에게 쉴 새 없이 욕을 퍼부었다.
“이 쪼그만 자식, 개 같은 자식, 밥통 같은 자식…….
오늘 완전히 날 미쳐 죽게 만들어놓고…….”
--- p.197

“이런 철면피 같으니라고.
자네 그 두꺼운 얼굴을 봐서 내 한 가지 방법을 일러주지.
여기서는 피를 팔아줄 수가 없고, 다른 곳을 찾아보게나.
다른 병원은 자네가 얼마 전에 피를 팔았다는 걸 모르니, 아마 피를 사줄 거야.
알겠나?”
이 혈두는 허삼관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날카롭게 한마디 덧붙였다.
“자네 피 팔다 죽어도 나랑은 아무 상관없는 거야.”
--- p.282

출판사 리뷰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가?

거대한 질문에 맞서 세계적인 거장 위화가
휴머니즘과 해학으로 써 내려간 대답


위화는 등단 이후 지난 40년간 줄곧 거대한 질문과 정면으로 부딪혀왔다.
작가로서 그의 포부는 1900년대 격동했던 20세기 중국의 100년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우리가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반추하고, 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려보는 것이었다.
20세기 초반을 다룬 『원청』, 20세기 후반을 다룬 『형제』, 그리고 20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한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를 위화의 ‘중국 20세기 4부작’이라 묶을 수 있다.
그중 시기상 가운데 속하는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가 위화의 대표작으로 뽑히는 이유는 위화가 몸소 그 시기를 통과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는 굴곡진 역사 위에 선 위화가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직접 숙고해 내놓은 대답이다.

『인생』은 위화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작인 걸작으로 손꼽힌다.
반세기를 맞은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공식 선언하며 중국의 역사는 격변한다.
『인생』은 바로 그 이후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단숨에 몰락한 지주 ‘푸구이’의 기구한 인생을 통해 혁명기의 잔인한 사회적 풍파와, 그러한 견딜 수 없이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인간의 숭고한 발자취를 담아내었다.
깊이 좌절한 이의 마음속에 결코 꺼지지 않을 희망을 심어주는 이야기다.
위화를 대표하는 키워드인 ‘휴머니즘’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인생』은 중국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었으며, 셀 수 없이 많이 유포된 해적판을 제외하고도 2천 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허삼관 매혈기』는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허삼관 매혈기』에서 휴머니즘만큼 강조되는 것은 위화 특유의 ‘해학’이다.
목숨과도 같은 피를 팔아서라도 가족을 지탱하는 ‘허삼관’의 가난한 삶을 통해 가족 간 지난한 사랑을 따뜻하게 담아내었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풍파가 몰아침에도 허삼관네는 ‘속된’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남편은 바람을 피우고, 세 아들은 거듭 사고를 치며, 아내는 신세한탄을 멈추지 않는다.
푸구이의 삶이 ‘견디는 것’이었다면, 허삼관의 삶은 ‘수습하는 것’만 같다.
비극적 삶 속에서조차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힘을 전해주는 이야기다.
『허삼관 매혈기』는 전 세계적으로도 극찬을 받았으며, 특히 한국에서는 가장 많이 팔린 중국 소설로 등극하였다.


『인생』이 인생을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답하고 있다면, 『허삼관 매혈기』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답하는 듯하다.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중국의 근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긴 시간 사랑받고 있는 것은 분명 위화 이러한 커다란 주제의식이 지역과 시대를 초월한 힘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빈곤한 시대에서도, 풍요한 시대에서도
무엇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하여


위화는 이번 개정판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 작품에서) 묘사한 것은 물질적으로 빈궁한 시대였으나 독자는 그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꼈고, 그 아름다운 느낌은 현대 물질풍요의 시대로까지 이어졌다.
한 편의 소설이 독자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 삶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는 것은 작가인 나에게도 깊은 위안을 준다.
(…) 삶 속의 아름다움이란 때로 빈곤과 풍요와는 무관한, 빈궁과 부귀만으로는 절대 가늠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삶 속의 아름다움이 빈곤한 때라고 없는 것이 아니고, 풍요한 때라고 넘치는 것이 아니면 우리는 어디서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에서 분명 그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에는 그것이 담겨 있다.
GOODS SPECIFICS
- 발행일 : 2023년 09월 12일
- 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558g | 140*210*30mm
- ISBN13 : 9791156754305
- ISBN10 : 115675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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